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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術品

[137] 東国窯 赫山 方徹柱, 花瓶 (2010.2.24, 0011)



인물사진 
방철주 도예가
출생   1922년 (서울특별시)
수상   1997년 대한요업총협회 작품상
경력   2005.11 방철주 개인전
         1998~2000 한중일 국제 전통도예 작가전 출품
         1997~2000 이천 도자기 축제 특별전 출품
         1993 한국전승공예 다카시마야전 출품
 
 
지구무늬 청자항아리 美박물관에 영구전시

(이천=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에 가장 접근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도예가 혁산(赫山) 방철주(方徹柱.85.동국요 대표) 선생의 작품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영구전시된다.

오는 28일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있는 도예계에서는 이를 가수 비의 뉴욕 진출에 견주며 문화적 쾌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5일 이천 동국요(東國窯)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혁산 선생의 청자도록(2005년 11월 발간)이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재단 윤삼균 회장을 통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소개됐다.

당시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아시아문화담당 큐레이터인 폴 마이클 테일러 박사 등 여러 큐레이터들이 혁산 선생의 작품에 감탄했다고 한다.

곧바로 스미소니언측은 산하 자연사박물관 2층에 오는 6월 개관예정인 한국관(Korean Gallery)에 방 옹의 작품을 영구전시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윤 회장을 통해 혁산 선생의 외동딸로 부친의 일을 돕고있는 방문숙(43)씨에게 전해왔다.

스미소니언 진출 도예가 방철주
스미소니언 진출 도예가 방철주

동국요측은 이후 여러 검증작업을 거쳐 지난달 15일 스미소니언에서 보내온 계약서에 공식 서명했고 지난달 25일 작품이 인도됐다.

스미소니언에 전시되는 작품은 혁산 선생이 마치 물방울 모양이 점점 확대되거나 축소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듯한 청자 항아리(작품명 지구무늬 항아리.Global Jar)로, 현대적 디자인에 박지기법(剝地技法)을 사용해 1998년 제작됐다.

스미소니언측은 혁산 선생을 "고려청자의 지극히 아름다운 비색바탕 위에 가장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이를 승화하고 표현한 높은 수준의 작가"라고 평가하고 그의 작품을 "한국 고려청자의 가장 현대적이고 최고 경지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혁산 선생의 지구무늬 항아리는 2017년 6월까지 10년간 전시될 예정이나 스미소니언측의 요청에 따라 영구전시될 전망이다.

스미소니언은 또 초벌구이 하기 전의 다완, 초벌구이 한 과자그릇, 본벌구이를 한 다완, 용그림 타일 등 혁산 선생이 주로 사용하는 기법 10여 가지를 볼 수 있는 청자 조각 등을 교육용 자료로 전시할 예정이다.

작품을 인수한 소미스니언측은 "한국 청자문화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찬사와 함께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으며 오는 6월 7일 한국관 개관식에 혁산 선생을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혁산 선생은 일본에서만 60여 차례 전시회를 가질 정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으나 미국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미소니언에 전시되는 청자
스미소니언에 전시되는 청자

지난해 5월과 11월 런던에서 열린 한국도자전과 본함즈 경매에서 순청자 둥근 항아리, 벚꽃 네모 항아리, 순청자 보리무늬 항아리 등 세 점을 출품해 유럽 전역에서 모인 큐레이터와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청자의 고장 전남 강진 청자축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고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아시아 삼각도자 프로젝트인 3국 순회전시회에 초대돼 현재 대만 타이페이 잉거도자박물관에 그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혁산 선생은 무역업을 하다 청자의 자태와 색상에 이끌려 1967년 도예에 입문했으며 40년간 고려청자 복원에 몰입, 대표적인 청자 작가로 우뚝 섰다.

6년간 일본에서 수학하고 71년 동국요를 설립한 그는 흙의 중요성을 깨닫고 태토(청자용 점토)를 찾아 전국을 헤맨 끝에 75년 강진, 77년 해남에서 태토를 발견해 지금도 그 흙으로 청자를 굽고 있다.

"청자흙은 백자를 만드는 흙과 달라 다른 흙으로 청자를 만들면 청자 고유의 빛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의 작품은 비색 청자의 재현에서 출발했으나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전통과 현대적 미감이 공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그를 도인(道人)으로 칭하고 그의 작품을 "비색은 맑고 조형은 원만하고 너그럽게, 문양은 화사하게 제자리를 잡아 억지로 예쁘게 꾸민 흔적이 없으며 도인의 마음이 가는대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빚어졌다"고 평한 바 있다.

스미소니언 진출 도예가 방철주
스미소니언 진출 도예가 방철주

고이즈미 전 총리를 비롯한 역대 일본 총리들,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국의 찰스 황태자,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저명인사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00년에는 일본의 도자기상 다니 순제이가 고려청자를 복원했다고 신문에 거짓 기고하자 노령에도 불구, 7개월간 추적 끝에 진실을 밝혀내 주목을 받았다.

혁산 선생은 당시 "우리 것을 우리가 못지키니까 일본 도자기상이 우리 것을 가지고 세계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다"며 고려청자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무관심에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학(鶴) 다리만 흉내낸다고 모두 전통이 아니다"며 전통도예의 현실을 걱정하면서도 "참다운 한국적인 것으로 해외로 나서야 한다"고 고령을 의식하지 않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천도예협회 윤태운(60) 회장은 "작가 개인의 영예를 떠나 우리 도예계가 흥분해야 할 사건"이라며 "전통문화, 특히 도예에 대한 정부와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